보고 와서 바로 쓰려고 했는데 늦어버렸다...
연극 보여준 누나, 너무 고마워^^
템페스트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작품. 삼국유사와 marriage했다고 한다.
보통 이런 식의 재해석은 수준 미달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십상인데,
오태석이 연출한 템페스트에선 그런 저급함과 얕음을 느낄 수 없었다.
기술적인 측면에서 훌륭했기 때문인 거 같다.
이러니 저러니 해도 재밌다.
다양한 깨알같은 소재/요소나, 배우들의 (의도적으로) 귀여운 연기, 무용이나 창 등의 퍼포먼스. 볼거리가 많다.
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났다.
인간의 깊은 감성을 표현하는 어려운 연기(연극)는 아니었지만
캐릭터를 훌륭하게 표현했다. 재밌고 어색하지도 않고 발성/발음도 좋고 제스쳐나 리액션도 훌륭하고.
캐릭터가 맛깔나게 잘 구성되어있다.
원작과는 다른 성격의 캐릭터들을 창조해냈는데, 그 개성이 수준높다.
빛과 소리를 잘 활용했다. 뮤지컬이나 콘서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예산으로 만들어지는 연극에서, 이런 수준의 조명 활용은 처음이다.
특정 빛이나 소리에 반복적인 상황을 보여줘, 조건반사(예측)을 이루어냈다. 관객이 연극에 지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.
누나가 말해준 건데, 소품 활용을 잘 활용했다.
소품의 종류가 많은 편이 아닌데, 소품들을 아주 맛깔나게 사용했다.
특히 천+조명을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해 많은 것을 그 둘로 표현해낸다고.
작가주의적이면서도 난해하지 않고 언어유희적이지도 않았다.
이런게 대중성과 작품성 사이의 sweet spot이구나 하는 생각. 가치관이기도 하지만, 내공이기도 하다.